[집중취재②] '비품 썼으니 10배 토해내라' 글로벌 SW기업 횡포에 중소업체 한숨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1-21 15:47 조회10,277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 앵커멘트 >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들이 '비품 사용'을 빌미로 국내 중소업체들에게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걸기만 하면 걸리는 덫'에 빠진 중소업체들이 시름하고 있습니다. 이나미 기잡니다.
< 리포트 >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최 모씨는 얼마전 난생처음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최씨의 사무실에선 오토데스크사의 설계 프로그램인 '오토캐드'를 쓰는데 정품과 비품을 혼용해 사용해 왔습니다.
경찰과 함께 단속에 나선 오토데스크사 직원은 비품 사용을 문제삼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최씨를 고발했습니다.
최씨는 벌금까지 냈지만 추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압박에 결국 5천만원 가량의 최신 프로그램을 사야 했습니다.
[인터뷰] 최 모씨 / 건축사무소 소장
"한 2~3주 뒤에 너희가 쓰고 있는 불법이 이렇게 많다 어떻게 할거냐는 식의 공문이 왔고 그 결과 1,500만원 정도 되는 벌금을 회사에서 지불하고 중재안으로 그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다 어느정도 선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해서 소송을 취하하는 식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인천에서 소규모 신발공장을 운영하는 계 모씨도 비슷한 일을 당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는 오토데스크 사의 내용증명을 받고 계씨는 급히 140만원짜리 정품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오토데스크측은 소송을 무기로 합의를 종용했고 결국 계씨는 두 배 이상 비싼 360만원짜리 최신 제품을 사야했습니다.
[인터뷰] 계 모씨 / 신발업체 대표
"(구매를 안 하면) 1년안에 압수수색이 들어온다고 했어요. 하나라도 걸리면 (제품 값의) 10배...예를들어 500만원짜리 제품을 썼으면 5000만원이죠. 저희 한달 매출이 600~700인데 1년치가 다 날아가는거잖아요. 문 닫는게 낫죠."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저작권 침해여부 조사에 나선 뒤 소송을 빌미로 최신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사례가 최근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 남희섭 / 변리사
"형사절차를 권리자가 합의금을 뜯어내는 수단으로 이용을 해요. 내가 고소 취하할테니까 합의금 얼마를 내라...결국은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집행 절차가 권리자들이 자력구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거죠."
오토캐드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이 99%로 대체 프로그램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걸기만 하면 걸리는 덫'에 빠질 중소업체들의 수는 헤아리기조차 힘든 실정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나미입니다.
기사원문보기